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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화유기를 보며일상/끄적끄적 ✏️ 2021. 12. 8. 19:33
* 왜 힘없는 인간 삼장을 희생시키는걸까
힘있는 자들(천계)이 인간 세상을 구원할 의지가 없기 때문에 특별한 인간을 만든게 아닐까. 그게 아니면 인간이 일으키는 악은 인간 스스로 해결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인 것 같다.
처음에는 왜 천계에서 직접 나서지 않을까 의아했다. 변수도 많은데, 머리아프게 계획을 세워가며 인간을 앞세우는지 말이다. 후에 생각해보니, 인간을 특별대우하지 않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 같았다. 우리는 너무 인간중심적인 생각을 하곤한다. 우리가 뿌린 씨앗, 우리가 거두는 것이 맞는 것인데.
* 인간의 시각에서 좀더 탈피한 드라마였다면
주인공이 요괴인 손오공과 우마왕인만큼 인간중심적 시각에서 탈피한 드라마였다면 어땠을지 궁금하다. ‘인간은 ~하다’라는 대사가 많고, 권선징악적 주제가 드라마 전반에 깔려있긴하다. 하지만 좀더 요괴의 관점이었다면 신선했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든다. 인간에 대해 좀더 신선한 통찰이 있었다면 인상깊었을 것 같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회차 5회
진선미(삼장): 어떻게 된 거야? 나 총 맞았는데?
손오공: 네가 좋아하는거 다 해준다고 했잖아.
딸기 아이스크림, 녹색, 영화, 그리고 나.
* 뒤통수치면서 망하는 팀플을 계속하는 요괴들
요괴들은 함부로 관계를 맺지 않고, 한번 관계를 맺으면 배신하지 않는다. 목숨으로 갚는다고 한다.😱 그런 관계가 아니라면 끊임없이 서로의 뒤통수를 친다. 하지만 큰 뒤통수가 아니면 그냥 넘어간다. 다음에 뒤통수치고 빚 갚는 셈 친다. 인간들처럼 감정을 이용하지도 않는 것 같다. 뒤통수쳐도 서운해하지 않는다.
몇년 전, 드라마 방영 당시에 봤을 때는 요괴들이 뒤통수치다가 사건이 꼬이고, 일이 커지는게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보니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인데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번 맺은 관계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은 부럽다. 인간도 한결같을 수 있을까? 나는 한결같은 사람일까? 궁금하다.
* 삼장같이 선해지고 싶다
삼장(오연서 역)은 인생 내내 다른 사람들한테 불길한 아이라는 오해를 받고 힘들게 살아왔다. 하지만 그들을 미워하지 않았다. 어떻게 가능할까 놀라울 정도로 맑은 마음씨를 가지고있다. 정말 보살이다. 나중에는 그 인간들을 위한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도 원망하지 않고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삼장이 이렇게 ‘특별한 인간’이고 보통의 인간과는 다르기 때문에 요괴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느 때에도 마음이 맑은 점을 본받고싶다. 스스로를 연민하고 세상을 미워했다면, 슬픔과 고통을 키우고 결국 그 감정에 잠식당해 불행했을 것이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 것이 불필요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 것 같다. 타인에 대해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면 비슷하게 될 수 있을까? 세상이 원망스럽거나 누군가 미워질 때는 화유기의 삼장, 진선미를 생각해야겠다.
* 악역 없이도 그들만의 사연과 캐릭터로 재미있는 드라마
서유기를 현대식 드라마로 가져오며, 권선징악적 주제를 가져온 드라마다. 덕분에 많은 드라마에는 있는, 지나치게 나쁜 인물이 없다는 점이 좋았다. 삼장 진선미와 부동산 직원 이한주는 주요 인간 등장인물로 선한 인물들이다. 요괴들은 선하다고 할수는 없지만 자신을 파멸시킬 정도로 나쁜 인물들은 아니다. 자기들만의 감성과 이해관계대로 행동해 오히려 재미있었다.'일상 > 끄적끄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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