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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이 힘들 때: 인간은 자신의 생각보다 행복하다 ( feat. 스토아학파처럼 생각하기 )
    일상/끄적끄적 ✏️ 2021. 8. 13. 10:35

    *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온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로 골머리를 썩으며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못한것을 서러워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을 많이 하기도 했다. 나름 해결방안을 찾아 실천해보았지만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때는 더 큰 좌절을 느꼈다. 주변 사람들도 나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다.


    다행히 요즘은 괴로워하기보다 오히려 승부욕이 생겼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
    지금은 이 심정이다. 불과 얼마 전과 마인드가 완전히 달라져 신기하다. 객관적인 상황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바뀐 생각과 감정이 다른 삶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터닝포인트는 남들은 나보다 훨씬 큰 노력을 하며 원하는 것을 이뤄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였다. 좌절하고 서러웠던것은 비단 악화되는 상황 때문만이 아니었다. 노력을 해야하는 상황 자체가 괴롭게 만들었다. "왜 다른 사람들은 처음부터 가진 것을, 나는 가지지 못해 이렇게 힘들어 해야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은 다른 많은 사람들도 가지지 못한 것이었고, 누군가는 가졌다고 보였던 것도 사실은 보이지 않는 각고의 노력으로 가능했을 수 있는 것이었다. 사실 이 부분은 남과의 비교가 문제였기에, 비교하지 않는 삶이 보다 근본적이다.

     

    *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타고난 영역은 생각하지 않고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에만 집중하려 한다. 스토아학파가 연극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충실히 이행하려 했던 것처럼,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밀란 쿤데라는 인간이 자신도 모르게 삶을 예술적으로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안나는 브론스키와 처음 만났던 기차역에서 수미상관을 유지하며 자신의 삶을 마감한다. 예시가 너무 부정적이긴 하지만 이처럼 내 삶을 한 발짝 떨어져 관객처럼 바라보려 한다. 슬픔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해줄 것이다. 그리고 안나보다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자. 뼈 아프지만 많이들 어른이 되면서 느끼는 사실처럼, "우리는 주인공이 아닐 뿐이다." (홍상수 영화 '그 후', 김민희 대사) 화려하거나 비중있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으려 한다. '나'라는 캐릭터의 팬이 되어 응원하자.

     

     노력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계속해서 방법을 궁구하다보니 하나둘씩 발견하는 것들이 생겼다. 게임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해보고 안 되면 다른 것을 해보면 된다. 건설적인 마음으로 여러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다보니 다행히 나은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 설령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도 전처럼 괴롭지는 않다. 적응해서 조금 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계속 같은 문제로 괴로워하면 어떻게 평탄할리 없는 인간의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기쁨이 금방 사라지듯 괴로움도 어제와 같을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삶의 모습에서 빗나가더라도, 인간은 어찌어찌 살아낼 수 있기에 멸종하지 않고 살아온 것이 아닐까. 완벽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해야겠다.

     

     한편, 삶이 매순간 변하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말도 기억하고 싶다. 팀 페리스 저, '타이탄의 도구들'에 나오는 밀러라는 사람의 말이 있다.

    "지금 뭔가 마음에 들지 않고 좌절하기 쉬운 곳에 있는가? 그렇다면 그건 아름다운 희망으로 가득 찬 곳으로 갈 날이 머지 않았다는 뜻이다."
    -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p.216

     

     어찌보면 흔히 들어온, 진부한 말일 수 있다. 어렸을 때 읽었다면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고난과 시련을 겪다보니 이 말의 울림이 느껴진다. 쉽게 쉽게 얻었던 것은 그만큼 가치를 느끼기 어렵고, 기쁨이 쉽게 잊혀진다. 반면 어렵게 어렵게 얻은 것은 귀하게 느껴져 눈물이 날 지경이 되기도 한다. 정신 승리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고난은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감사와 귀중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 생기있는 삶을 사는 원동력이 돼 주는 것이 아닐까.

     

    * 최근 또 하나 깨달은 게 있다. 다른 사람은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을, 나보다 덜 문제로 본다는 것이다. 아니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를 걱정하는 마음이 큰 가족이나 친구의 시각은 논외다. 요즘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본 말 중에 "인간은 행복하다고 착각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있다. 우리 삶은 생각보다 더 행복하고 설사 그것이 착각이라 할지라도 좋은 것이다. 내게 필요한 말인 것 같아 적어놓고 두고두고 꺼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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