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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카공족도 나만의 서재를 가지고 싶다일상/끄적끄적 ✏️ 2021. 10. 9. 12:33
* 카페가는게 취미인 사람
매일 하루에 한번씩은 카페에 나가 공부를 한다. 그렇게 길게 있지도 않는다. 보통 2~3시간, 짧게는 커피를 다 마시자마자 바로 들어오기도 한다.
사실 괜찮은 집 놔두고 괜히 카페에 나가 커피값을 쓰는게 아까웠다. 코로나 감염 위험도 있고 말이다. 카페에서 내가 갖는 공간은 집보다도 더 작고, 주변도 시끄럽고 불편하다. 누군가를 만날 때를 제외하고는 카페에 가는 횟수를 줄이려했다.
비가 오는 어느 날(2021.10.10)도 카페에 갈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긴 연휴동안 집에만 있는게 아깝기도하고 답답하기도해 큰맘먹고 나가보았다. 이번에는 매일 가는 집 근처 체인점 카페가 아니라 좀 더 걸어가야 나오는 북카페 느낌의 카페에 갔다.
가는동안 바람도 거세 괜히 나왔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려면 집근처 카페나 갈걸하고 말이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 조용히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니 나랑 잘 맞는 카페를 찾아다니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투어가 취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내 생각을 바꿔준 카페에서 라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어떤 북튜버가 말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생산적인 일'이라고. 그리고 누가 말하긴 쓸데없는 일과 생산적인 일을 골고루해야 인생이 행복하다고 한다. 생산적인 일을 하며 겪은 스트레스를 괜찮은 카페에서 푸는 것은 좋은 취미가 아닐까. 뷰가 좋고 햇빛도 잘 들어오는 집을 갖고, 그 볕 잘 들어오는 공간에 서재를 갖지 않는 이상은 1일 1카페 카공족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 하루종일 카페에 있을 수는 없다
카페가는게 감성에 좋다해도 하루종일 카페에 있을 수만은 없다. 카페를 가지 못하는 날, 혹은 나가고 싶지 않은 날도 분명 있다. 그런 날에는 카페를 대체하는 나만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전에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사는 사람이 전혀 아니었다. 불필요한 것들을 좀 사긴하지만 모두 실용적이라고 생각해서 산 것이었다. 하지만 카페 인테리어가 만족감과 집중력에 도움을 준다고 느끼고, 거기에 가구와 소품들이 크게 한 몫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소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뷰나 채광은 앞으로 일을 열심히 해서 채워나가려 한다🥲
이제 내게 소품은 단순히 처음 살 때만 즐겁고 시간이 지나서는 먼지만 켜켜이 쌓여 청소를 어렵게하는 골칫거리가 아니다. 내 공간을 애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물건들이다. 멋진 공간들을 보고 배우며 내 공간도 멋지게 꾸미고싶다. 이제 내 고민은 나만의 서재를 어떻게 꾸밀까이다. 한번에 하려하지 말고 오랫동안 여러 서재를 찾아보고 취향과 실용성에 균형을 맞춰 조금씩 꾸미려 한다.
* 유명한 사람들의 서재들
E.B.화이트: 비현실적으로 깨끗한 책상을 유지
존 치버(John Cheever): 정갈한 침대를 뒤로 하고 글을 쓰는 타자기 옆엔 위스키 잔과 담배꽁초가 가득 든 재떨이가 놓여 있다.
몸 움직임의 부족, 시각적 자극의 결핍, 언어적 긴장감에 하루종일 시달린 뇌가 요구하는 위스키
출처: 박상미, 나의 사적인 도시(뉴욕), 난다
* 유튜브에서 본 예쁜 서재https://youtu.be/IxOk2Ep2_0c
* 내가 갖고 싶은 서재 가구
책상과 책장은 아무래도 지금처럼 원목이 좋을 것 같다. 공부하기 편안한 느낌이다. 특히 괜찮은 카페에 있는 테이블처럼 넓은 6인용 원목 책상에 편한 의자 6개가 있으면 좋겠다. 혼자일 때라도 공간을 넓게 쓰고 싶다. 가끔씩 친구랑 수다를 떨거나 공부해도 좋을 것 같다.
책장은 더 사야겠다. 사실 더 이상 책을 사지 않으려고 아마존 킨들도 사고, 아이패드도 샀지만... 아무래도 종이책이어야 처음부터 끝까지 애착을 가지고 읽게 되더라. 지금 책장 옆에는 세계 지도가 붙어있는데 웹개발을 시작하면서 지도가 불필요해졌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줄곧 함께한 꿈과 희망의 표상이었는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관심사를 줄이고 집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세계지도를 떼어내고 책장을 더 붙여서 책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전시하면 좋을 것 같다. 내 취향이 물씬 묻어나는 책장을 가지면 가끔씩 보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 조명
조명은 중요하다.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으니 조명이라도 신경써야 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카페들은 보통 노르스름한 빛의 펜던트 조명이 있다. 이 조명들은 공부하기 싫어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자리에 일단 앉아있게 만든다. 공부 시작할 때 음악을 들어 계속 착석할 수 있게 하는 효과와 비슷한 것 같다.
전구를 잘 모르지만 파란빛부터 노란빛까지 다양한 빛의 조명이 있다는건 알고 있다. 해도 그렇다. 아침에 뜨는 해를 바라볼 때는 파란 빛이 돌고, 저녁 일몰 때는 노르스름한 빛이 돈다. 이때 파란빛(블루라이트)은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을 파괴해 우리가 잠을 깨고 하루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녁의 노르스름한 빛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source: 건축과 유현준 교수의 오징어게임 리뷰 유튜브 영상)
지금 쓰는 스탠드는 고등학교 때부터 엄마가 사줘서 취향이 아닌데도 계속 쓰고 있다. 형광등이 달려있어 쨍한 빛, 그리고 블루라이트가 있는 것 같다. 정말 신기한건 오랜 시간 전구의 빛이 고갈되지도 않고, 스탠드가 고장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전구 수명이 다하거나 정말 마음에 드는 조명을 발견하면 그때 내 취향의 디자인으로 바꾸고 싶다. 형광등빛과 노란빛 조명 모두 있으면 좋겠다.
* 의자랑 앉는 자세
사용하고 있는 의자는 시디즈 의자다.
바른 자세로 앉는 방법에 대한 영상을 많이 찾아봤는데 지금 하고 있는 동작은 이렇다.
가장 중요한건 허리에 체중이 다 실리지 않도록 발을 땅에 붙이고 체중을 분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수건을 가로로 길게 접어서 엉덩이 밑에 둔다. 의자가 보통 깊어서 등받이를 쓰기 어려운 것 같다. 가구들이 유럽인 남자한테 맞춰 나와서 그렇단다. 발이 땅에 충분히 닿을 정도로 앞쪽에 앉고 책상은 팔꿈치 높이랑 맞추어서 작업해야 한다.'일상 > 끄적끄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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